오마카세라는 말이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도 쓰인다. 일본어인 오마카세는 우리말로 쉽게 풀이하면 주방장 특선요리 정도일 텐데, 2030대 사이에서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일식, 한식에 이어 카페까지 오마카세 열풍이 불고 있다.


조용한 마을 애월읍 유수암리 이곳에 내가 자주 찾는 단골 찻집이 있다.
중국 정통 보이차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이라 한번 방문하곤, 날이 쌀살 하거나 비가 오거나 하면 줄 곳 들러 차를 마시곤 한다. 생각해 보니 다양한 종류의 차를 코스로 제공하는 이곳이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부터 이곳을 티(Tea) 오마카세라 부르기로 했다.


코스로 나오는 특성상 항상 티(Tea) 바를 이용하는데 자연스럽게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차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하고 제주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쩔 땐 그냥 사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곳 유수암마을이 고향이라는 그는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



주인장이 갑자기 제주 햇 말차가 들어왔다며 꺼내왔다.
신기한 다구들로 말차를 개기 시작하더니 이내 말차라떼가 뚝딱 완성되었다. 차가운 화과자를 얼음처럼 담은 센스가 돋보인다. 적당한 거품 때문인지 목 넘김이 부드럽고 맛은 고소하며 약간은 씁쓰름한 맛이 나는데 단맛은 하나도 없이 깔끔하다.



신기한 말차라떼에 이어 이번에 그가 가장 아낀다는 차호와 찻잔을 가져왔다.
새로운 호는 물줄기가 더욱 힘차고, 봉황이 그려진 찻잔은 이전 찻잔 보다 훨씬 많은 양이 입에 들어와 풍미가 달랐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다 보니 어느덧 아이들 하원 시간이 다 되었다. 다음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다음을 기약하며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추적이는 빗속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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